1. 줄거리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음악을 사랑하고 꿈꾸는 네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형제 같은 우정으로 뭉친 그들은 고등학생 시절 밴드로 시작하여 하나같이 음악에 대한 열정을 품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마주한 현실은 그들의 꿈과 다르게 흘러간다.
남성 4인조 밴드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불경기로 인해 나이트클럽에서 일자리를 잃고 팀의 리더 ‘성우’(이얼)의 고향 수안보로 낙향한다. 그 도중에 색소폰 주자는 부산으로 떠나고 3명만 도착한다.
성우는 오랜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친구들을 만난다. 고등학교 시절 함께 밴드를 했던 친구들이지만 지금은 성우 외엔 음악이 아닌 다른 걸로 생업을 유지한다. 학창 시절의 우정은 현실의 벽 앞에 막히고 만다.
친구는 성우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니까 좋겠다’라고 말하지만 전국을 떠돌며 간신히 입에 풀칠하고 사는 자신의 처지가 전혀 행복하지 않다.
우연히 길에서 만난 음악 학원 원장은 알코올 중독으로 이곳저곳 출장 밴드를 나간다.
밴드 오르간 주자 ‘정석’(박원상)과 드러머 ‘강수’(황정민)은 여자 문제로 치고받는다. 결국 강수도 떠난다.
성우는 밴드 구성을 위해 음악 학원 원장을 불러들이지만 알코올 중독자인 원장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어느 날 아침 일어나 보니 원장도 떠나고 없다.
여자 쫓아다니기 좋아하는 정석이 결국은 일을 당해 오른팔을 다친다.
이제 성우 혼자 남아서 1인 밴드로 치욕을 버티며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다 수안보를 떠나 여수에서 새 출발 하기로 결심한다.
2. 감상평
영화는 주인공 성우를 중심으로 크게 2개의 축으로 엮여있다.
먼저는 고등학교 시절 밴드와 성인이 되어 구성한 밴드의 차이다.
학창 시절엔 꿈과 희망과 열정이 있고 재미도, 열심도 있다. 연포 해수욕장 개장 때의 추억이 좋은 예이다.
여름밤 바닷가 모래밭에서 여자애들과 기타 치며 노는 시간은 설렘이 가득했을 것이다. 고등학생 녀석들이 벌거벗고 해변가를 달리는 장면은 외설스럽다기보다는 천진난만한 느낌이다.
반면에 성인이 되어 만난 밴드는 생계의 걱정이 앞선다. 자유와 낭만보다는 치사함과 불편함이 가득하다.
정말 음악을 좋아해서 이 일을 떠나지 못하는 것인지 단지 먹고살기 위해 버티는 것인지 구별이 힘들다.
또 하나의 축은 ‘인희’(오지혜)와의 만남이다.
고등학교 밴드 시절 만난 인희는 노래도 잘하고 멋있는 여자애였다. 성우는 인희는 따라다닌다.
그러나 인희는 성우에게 관심을 주지 않고 음악 선생님과 자주 다닌다. 인희는 성우의 첫사랑이자 짝사랑이었다.
고향 수안보로 돌아왔을 때 우연히 인희를 다시 만난다.
야채 트럭을 몰고 다니며 식당에 야채를 납품하는 일을 한다. 혼자서.
알고 보니 남편과 사별하고 애는 시어머니에게 맡기고 그렇게 살고 있었다.
그 도도하고 멋져 보이던 인희는 어디 갔나?
잔돈이 들어 있을 가방을 허리에 차고 오늘 배달한 야채를 수첩에 기록하는 인희.
그런 인희를 보며 성우는 쓸쓸함을 느낀다. 그런 쓸쓸함은 자신에게서도 먼저 맛보았던 기분이다.
성우가 수안보를 떠나 여수로 가려 한다고 말할 때 인희는 “살다 보니 바다 본 지도 참 오래됐다"라고 대답한다.
그리고 여수에서 성우는 정석을 부르고 인희를 합류시켜 다시 무대에 선다.
인희는 오랜만에 세월의 감상이 녹아 있는 목소리로 노래한다.
“사랑 밖에 난 몰라, 서러운 세월만큼 안아주세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에는 예전에 듣던 가요들이 여러 곡 나오는데 극중 상황과 잘 어우러져 곡과 가사가 더 잘 들린다. 주인공 성우가 밴드 리더이다 보니 주 무대가 호텔 나이트클럽이나 작은 무대가 있는 술집이다.
직장 생활할 때 회식을 하면 가끔 갔던 기억이 나서 개인적으로 좋아하고 잘 만든 영화라는 생각이 들지만 흥행에는 크게 성공하지 못한 거 같다.
3. 출연진
<와이키키 브라더스>는 2002년 3월에 있었던 제38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임순례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겨주었다.
임순례 감독은 1960년 생으로 예상보다 나이가 많다. 파리 제8대학교 대학원에서 영화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단편영화 <우중산책>으로 주목받았으며 첫 장편영화는 1996년의 <세 친구>였다.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1996년 주목하는 신인 감독으로 김기덕, 홍상수, 임순례를 언급하였다.
우리에게 가장 잘 알려진 영화로는 2008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있다. 우생순은 그해 청룡영화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그리고 2018년에 김태리, 류준열이 나왔던 <리틀 포레스트>가 있다.
올해에 <교섭>이라는 영화도 발표했는데 관객 수가 172만이니 제법 많은 본 셈이다.
그녀는 동물보호에도 관심이 많아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의 대표를 역임했고 ‘동물과 행복한 세상 만들기’라는 책도 출간했다.
성우 역을 맡은 이얼의 고등학생 시절 역은 박해일이 맡았는데 얼마 전 <헤어질 결심>으로 더욱 알려진 배우이다.
강수 역의 황정민은 이때만 해도 조연급이었지만 지금은 천만 배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업소 종업원으로 나오는 류승범의 어릴 적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다.
성우의 첫사랑 인희 역의 오지혜는 아버지 오현경, 어머니 윤소정으로 예술가 집안 출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