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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봄날은 간다> ; 줄거리, 감상평, 출연진

by walkingway 2023. 8. 24.

1. 줄거리

<봄날은 간다>는 2001년 개봉한 허진호 감독의 멜로 영화이다. 유지태와 이영애가 주연을 맡았으며, 자연의 소리를 담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만드는 라디오 PD와 사운드 엔지니어의 사랑을 그린 작품이다.

 

사운드 엔지니어 상우(유지태)는 치매에 걸린 할머니와 함께 서울 수색역 근처에 살고 있다. 어느 겨울날, ‘자연과 사람’이라는 강릉 방송국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내보낼 자연의 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강릉으로 떠난다. 일하는 회사 ‘아람 녹음실’에서 강릉 방송국과 계약을 맺은 듯하다. ‘자연과 사람’의 담당 PD는 은수(이영애)였는데 심야방송 아나운서도 겸하고 있다. 둘은 만나 함께 강원도 곳곳으로 녹음 여행을 떠난다.

 

두 사람은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일을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가까워진다. 어떨 땐 녹음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아 절에서 하룻밤을 묵기도한다. 상우는 은수에게 호감을 느끼지만, 은수는 이혼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다.

 

비 내리는 봄날의 밤에 은수는 외로움을 견디지 못해 상우에게 전화를 건다.

그 전화를 시작으로 두 사람은 신분을 떠나 남자와 여자로 친해진다. 물론 녹음 작업도 계속하면서.

급기야 상우는 강릉의 은수 아파트에서 지내는 날이 많아진다.

그러면서 결혼하라는 집안의 성화를 넌지시 은수에게 풀어본다.

그러나 사랑과 결혼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 차이는 이 발언을 시작으로 확연히 틈을 보이기 시작한다.

이혼녀가 생각하는 사랑과 이제 처음 사랑을 느끼는 남자의 사랑에 대한 인식은 다르다.

2. 감상평

영화에는 라면과 비 내리는 장면이 자주 등장한다. 아마도 라면은 은수가 생각하는 인스턴트 사랑, 그리고 비 내리는 장면은 마음속에 감추어진 외로움이나 그리움 같은 것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1) 은수의 ‘봄날은 간다‘

은수는 이혼녀다. 한 번의 봄날이 지나갔다. 그녀도 한때는 한번 사랑하면 천년이 넘어도 변하지 않는 거라고 믿던 시절이 있었을거다.

그러나 이혼을 겪고 나니까 그건 몰랐던 시절의 생각이라고 체험하게 된다. 그녀는 사랑이 변하는 것이라는 걸 안다.

은수는 결혼 생각이 없다. 그 아픔을 이미 경험했기에 다시 그 아픔을 느끼고 싶지 않다.

 

그녀의 강릉 아파트에서는 라면이 주식처럼 보인다.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봄날이 한번 지나고 나니 그렇게 변했다. 상우와 트러블이 생겼을 때 바로 방송에 출연했던 게스트와 새로운 만남을 만든다.

그러더니 불쑥 상우가 근무하는 회사를 찾아가 자신의 애정을 표현한다. 차선 변경을 쉽게 쉽게 한다.

 

(2) 상우의 ’봄날은 간다‘

사랑의 아픔을 경험해 보지 못한 상우는 예쁜 방송국 PD와의 사랑이 꿈같다. 이 사랑이 영원할 것 같다. 그러나 현실의 문제로 들어서자 그 꿈은 모래 위의 집처럼 무너진다. 은수가 생각하는 사랑과 상우가 생각하는 사랑은 다르다.

 

순진한 상우는 은수에게 단번에 낚였다. 그 시작은 “걱정해 주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는 은수의 넋두리였다. 그리고 은수가 ‘자고 갈래요?’하고 수줍은 듯 물어볼 때 상우는 그녀에게 푹 빠져 버렸다.

그러나 갈등이 생기고 헤어지자는 말을 들었을 때 상우는 쿨하지 못하고 창피한 모습들을 보여준다. 보기에 답답하다.

결국 상우도 마음을 정리한다. 돌아가신 할머니가 그랬다. ”버스하고 여자는 떠나면 잡는 게 아니란다“라고.

 

마지막 헤어지는 장면에서 상우는 은수를 안 보려고 참다가 결국 고개를 돌려 은수를 본다. 이것이 마지막이기 때문에 참을 수 없었다. 상우는 쫓아가지 않고 손을 살짝 흔든다. 은수는 상우가 달려와서 자신을 붙잡는 걸 기대한 거 같다. 그런데 아니다. 결국 은수도 손을 살짝 흔들고 점점 멀어져 간다.

상우는 은수를 잊지 못하고, 은수와 함께했던 추억을 생각해 내며 혼자 녹음 여행을 떠난다. 아마 은수는 다른 남자를 만나며 자신의 빈 곳을 채우려 할 것이다.

 

결국 시간이 약이 된다. 10년 20년 지나면 누구나 알듯이 봄날이 가더라도 다시 봄날은 돌아온다.

<봄날은 간다>는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미로운 음악, 무엇보다 여러 명대사로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라면 먹을래요?”,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등.

3. 출연진

1963년생 허진호 감독은 1997년 <8월의 크리스마스>로 감독 데뷔를 했는데 이 데뷔 작품이 엄청난 호응을 얻었다.

아마도 <봄날은 간다>와 함께 이 두 작품이 허진호 감독의 대표작이라 여겨진다.

그 외 2005년 <외출>, 2007년 <행복>, 2009년 <오감도>, 2009년 <호우시절>, 2012년 <위험한 관계>, 2016년 <덕혜옹주>, 2019년 <선물>, 2019년 <천문> 등을 감독했다.

 

은수 역의 이영애는 영화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드라마와 CF 광고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요즘은 뜸하지만 1991년부터 시작해서 2014년까지 20년 넘게 CF 광고 모델의 전성기를 누렸다.

드라마로는 2003년 <대장금>에서 큰 인기를 모았다.

2009년 재미교포 사업가와 갑작스러운 비밀 결혼식을 했다. 남편의 나이가 20살이나 많다고 한다.

출연 영화로는 1997년 <인샬라>,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2001년 <선물>, 2005년 <친절한 금자씨>, 2019년 <나를 찾아줘> 등이 있다.

 

상우역의 유지태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2013년 장편영화 <마이 라띠마>를 연출했으며 <자전거 소년>, <장님은 무슨 꿈을 꿀까요>, <나도 모르게>, <초대> 같은 단편영화를 연출하기도 했다.

드라마와 CF에도 종종 모습을 보이지만 아무래도 2003년 <올드보이>에서 보인 이우진 역이 인상적이다.

그 외 출연작으로는 1999년 <주유소 습격사건>, 2000년 <동감>, 2003년 <거울 속으로>, 2004년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2005년 <남극일기>, 2006년 <야수>, 2007년 <황진이>, 2010년 <심야의 FM>, 2017년 <꾼>, 2019년 <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