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영화 <방가 방가>는 5년 동안 취직에 실패한 한국인 방태식이 부탄 사람으로 변장해 사무용 의자 공장에 취직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코미디 영화이다.
방태식(김인권)은 5년 동안 백수로 지냈다. 노래방을 운영하는 친구 용철(김정태)의 권유로 동남아인으로 행세하며 여러 곳에 취업하려 했지만 모두 고배를 마셨다. 마지막으로 부탄 사람으로 변신해 의자 공장의 문을 두드렸는데 취업 허락을 받은 것이다.
방태식은 ‘방가’라는 가명을 쓴다. 그렇지만 의자 공장에서도 할 만한 일을 찾지 못해 밀려나서 결국 ‘등판 스프링 탄성 실험’, ‘팔걸이 내구성 실험’용 의자에 앉아 흔들리는 실험체가 되기도 한다.
공장 근로자들 중에는 네팔, 인도네시아, 우즈벡,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있었는데 방가는 베트남 여자 ‘장미’를 좋아한다.
방가는 용철과 짜고 불법체류자 단속 현장에서 장미를 구해줌으로써 외국인 근로자들의 신임을 얻게 되고, 특히 오해로 쌓인 불편한 관계를 털고 장미의 호감을 받게 된다.
공장에서 일하는 방가는 다른 외국인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며 사내 중간 관리자의 인종 차별을 경험하기도 한다.
한편 친구 용철은 방가의 동료들에게 가짜 주민등록증을 만들어준다며 거액의 돈을 받고, 노래방까지 팔아 목돈을 챙겨 고향으로 내려간다. 거기다가 그 동남아인들을 불법체류자로 신고까지 해버렸다. 이 얘기를 들은 방가는 차마 그대로 갈 수 없어 친구를 떠나 외국인들이 잡혀 있는 법무부 사무실로 찾아온다.
거기서 그동안 연습했던 ‘외국인 노래자랑’에 나갈 수만 있게 해달라고 사정한다.
2. 감상평
웃기면서도 풋풋한 정이 느껴지는 영화다. 예전 어느 TV에서 ‘사장님 나빠요’라는 유행어를 유행시킨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었다. 거기에 출연한 동남아인을 진짜 동남아인으로 알았던 적이 있다.
부탄 사람 ‘방가’도 친구 용철이만 빼고 다 진짜 부탄 사람으로 알고 있다. 오죽하면 버스에서 고등학생들한테 동남아인으로 놀림을 받았을까? 그는 한국 사람으로는 취직을 못해 외국인으로 변신해 가까스로 의자 공장에 취직한다. 코미디 영화지만 그 배경에는 방태식의 슬픈 사연이 깔려있다.
그런 그에게도 사랑의 기회는 찾아온다. 한국인 직원들과 족구 시합에서 이긴 외국인 근로자들은 모처럼 휴일 나들이를 나간다. 방가는 스쿠터 뒤에 장미를 태우고 폼 나게 달렸는데 그만 스쿠터가 고장이 나서 밤늦게 귀가해야 했다. 그런데 전화위복이라고 놀라운 장미의 제안을 받는다, “밥 먹고 갈래? 먹고 가면 좋겠는데”
온갖 상상으로 긴장하는 방가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바로 장미의 아들 ‘단풍’이. 알고 보니 장미 남편은 사정이 있어 베트남으로 도망간 상태. 단풍이가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한국에서 계속 살기 위해선 한국 남자와 결혼해야 한다고 말하는 장미. 방가는 장미를 좋아하는 마음에 자신이 한국 사람이라고 말하려 하지만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
영화는 무리하게 장미와 방가가 가정을 이뤄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영화를 보는 한 사람으로서 그런 기대를 갖게 만든다. 방가가 공장 외국인 근로자들을 속인 채로 친구 용철을 따라가지 않고 돌아온 것으로 보아 방가는 착하고 성실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인지상정이다.
영화 <극한직업>이 가장 웃긴 영화로 기억에 있고 그다음쯤으로 웃기게 본 영화가 <방가 방가>다.
3. 출연진
육상효 영화감독은 시나리오 작가이자 대학교수이다. 1994년 단편영화 ‘슬픈 열대’로 데뷔했다. 2004년 <달마야, 서울 가자>, 2012년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2019년 <나의 특별한 형제> 등을 감독했다.
방가 역의 김인권은 방송에도 종종 모습을 보이지만 영화 출연작이 더 많다. 2009년 <해운대>에서는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2011년 <퀵>에 나왔고 2012년 <광해, 왕이 된 남자>에서 도부장으로 나와 끝날 때쯤 장면에서 충성된 칼 솜씨를 보여준다. 2012년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2013년 <전국노래자랑>, 2014년 <신이 보낸 사람>, 2015년 <약장수>에 출연하였다. 특히 <약장수>는 보는 사람을 가슴 아프게 하는 슬픈 영화여서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2018년 <배반의 장미>, 2018년 <리벤져>, 2019년 <장사리:잊혀진 영웅들>, 2019년 <아직 사랑하고 있습니까?>, 2020년 <열혈형사> 등에 출연하였다.
용철 역의 김정태는 영화배우 겸 탤런트이고 노래에도 재주가 있다. 1999년 <이재수의 난>으로 데뷔했다. 2003년 <똥개>, 2009년 <인사동 스캔들>, 2011년 <체포왕>, 2011년 <특수본>, 2012년 <간기남>, 2012년 <슈퍼스타>, 2013년 <박수건달> 그리고 천만 관객이 넘은 2013년 <7번 방의 선물>에도 출연하였다. 그 외 2015년 <헬머니>, 2015년 <세계일주>, 2016년 <잡아야 산다> 등에 출연하였다.
장미 역의 신현빈은 이 영화 <방가 방가>가 데뷔작이다. 그럼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방송에서도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2015년 <어떤 살인>, 2017년 <공조>, 2018년 <변산>, 2019년 <힘을 내요, 미스터 리>, 2020년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에서 모습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