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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테이블> ; 줄거리, 감상평, 출연진

by walkingway 2023. 9. 3.

1. 줄거리

<더 테이블>은 김종관 감독의 옴니버스 영화로, 같은 카페의 같은 테이블에서 마주 앉은 네 쌍의 남녀가 나누는 대화를 통해 삶의 다양한 모습을 그린다.

 

첫 번째 에피소드는 유진(정유미)와 창석(정준원)의 이야기이다. 유진은 유명 여배우이다. 어느 날, 창석은 유진을 만난다. 창석과 유진은 예전에 사귀었던 경험이 있다. 창석도 이제는 그저 팬의 한 사람이 된 입장이다. 가까이하기엔 멀게 느껴지는 그녀다. 한때 자신이 그녀와 사귄 적이 있다고 말해도 주변 사람들이 믿어주지 않는다. 유진과 인증샷을 찍고 헤어진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경진(정은채)와 민호(전성우)의 이야기이다. 민호는 5개월 정도 유럽 여행을 다녀온 뒤 경진을 다시 만난다. 전에 하룻밤을 지내긴 했지만 애매하게 헤어진 터라 좋아하는 건지 싫어하는 건지 마음이 정리되지 않았다. 여행 중에도 아무 연락 없던 민호는 체코에서 샀다며 여성용 손목시계를 꺼내서 경진에게 채워준다. 두 사람은 과거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세 번째 에피소드는 은희(한예리)와 숙희(김혜옥)의 이야기이다. 은희는 사기 결혼을 한 경험이 있다. 가짜 친정엄마 역할을 해주는 여자로 숙희를 고용한 적이 있어 서로를 안다. 은희는 이번에도 숙희를 불러 가짜 친정 엄마 역할에 필요한 정보를 사전 협의한다. 차이가 있다면 이번에는 혼인신고도 하는 진짜 결혼이다.

 

네 번째 에피소드는 혜경(임수정)과 운철(연우진)의 이야기이다. 혜경은 결혼을 앞둔 여자로, 전 남자친구 운철을 만난다. 혜경은 결혼 후에도 계속 만날 수 있다며 운철의 의중을 떠본다. 운철은 싫다고 한다. 운철과의 만남에 미련이 있는 혜경은 그러면 결혼 전까지만 만나자고 다시 제안한다. 운철은 이번에도 거절한다.

 

<더 테이블>은 카페 안이라는 공간에서 대화만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영화로, 배우들의 연기와 김종관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이 돋보인다. 영화는 사랑, 이별, 미련, 그리고 희망 등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여운을 남긴다.

2. 감상평

“사실 제가 파스타를 좀 잘 만들거든요. 우리집에 갈래요?”

 

체코를 여행 중에 이 시계를 샀다. 여성용 중고 손목시계인데 경진 씨가 생각났다. 그리 깊게 사귄 것은 아니지만 ‘하룻밤을 자도 만리성 쌓는다‘는 말을 적용하면 가벼운 만남도 아니다. 아무튼 그때 그 시계를 보며 경진 씨가 생각났고 난 그녀에게 선물할 생각으로 구입했다.

 

다행히 그녀는 내 만남 요청에 기꺼이 시간을 내주었다. 아마 조금의 미련도 없었다면 이 자리에 나오지 않았을거다.

시계를 보여주자 이쁘다고 하며 마음에 들어 한다. 이 시계가 그리 비싼 것도 아니다. 그녀는 내가 해외여행에서 그녀를 생각하며 이 시계를 사 왔다는 사실을 흔쾌히 받아주었다.

그리고 그녀의 답신은 파스타였다. 파스타는 다시 만남을 허락한다는 오케이 사인이다.

 

“결혼은 결혼이고 따로 만나면 되잖아”

“왜 마음 가는 길이랑 사람 가는 길이 달라지는지 모르겠어”

 

사실은 혜경을 계속 만나고 싶었다. 어제도 혜경이와 자는 꿈을 꿨다. 그녀의 대담한 도발이 놀랍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럴 수는 없다. 결혼을 앞둔 여자와 한시적 만남을 계속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결국은 다른 남자 품으로 돌아갈 여자다. 물론 결혼 후에도 계속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건 또 결혼 전일 때랑 얘기가 다르다.

 

결론은 이미 났다. 이제 떠난 버스다. 마음이 허락하지 않아도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도 돌아서야 한다.

이걸 끊지 못하면 계속 갈등하며 나를 낭비하게 될 것이다. 나의 결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깝지만 아쉽지만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흔들리는 마음을 감추고 단호해져야 한다. 작지만 분명히 말해야 한다.

 

“다시는 연락 안 할 거야” “잘 생각했어”

3. 출연진

김종관 감독은 책도 여러 권 출간한 작가이기도 하다. 2004년 <폴라로이드 작동법>, 2006년 <눈부신 하루>, 2008년 <연인들>, 2010년 <조금만 더 가까이>, 2016년 <최악의 하루>, 2020년 <조제>, 2021년 <아무도 없는 곳>, 2022년 <달이 지는 밤> 등을 감독하였다.

 

정은채는 영화배우, 탤런트이다. 2011년 <플레이>, 2012년 <무서운 이야기>, 2013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 2023년 <어쩌면 우린 헤어졌는지 모른다> 등에 출연하였다.

 

한예리 역시 드라마 출연과 영화 출연을 왔다 갔다 한다. 2013년< 남쪽으로 튀어>, 2013년 <환상 속의 그대>, 2014년 <해무>, 2015년 <극적인 하룻밤>, 2016년 <춘몽>, 2018년 <챔피언>, 2021년 <미나리> 등에 출연하였다.

 

임수정은 2001년 KBS 드라마 ‘학교 4’로 데뷔하였으며 2004년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유명해졌다. 영화 출연은 2003년 <장화, 홍련>, 2003년 <...ing>, 2005년 <새드 무비>, 2006년 <각설탕>, 2006년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2007년 <행복>, 2009년 <전우치>, 2010년 <김종욱 찾기>, 2012년 <내 아내의 모든 것>, 2015년 <은밀한 유혹>, 2016년 <시간 이탈자>, 2018년 <당신의 부탁> 등에 출연하였다.

이번 9월에 개봉 예정인 영화 <거미집>에도 출연한다.

 

정유미는 2020년 넷플릭스 드라마 <보건교사 안은영>에서도 개성 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2020년 <82년생 김지영>으로 제56회 대종상 여우주연상, 제29회 부일영화상 여우주연상, 제40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