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줄거리
바로 붙어있는 서울의 반지하 셋방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삼류 건달과 취준녀의 보대끼는 라이프 스토리.
취업에 성공한 세진(정유미)는 서울로 상경하여 보람찬 직장 생활을 보낸다. 그러나 석 달 만에 회사는 부도로 문 닫고 세진은 다시 취준녀의 위치로 돌아간다.
세진은 반지하로 거처를 옮긴다. 재취업에 성공해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만들고 싶지만 그녀는 지방대 출신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면접도 받지 못하고 번번이 떨어진다.
한편 세진의 반지하 옆방에는 동철(박중훈)이 살고 있다. 동철은 깡패라는 직업과는 달리, 싸움 하나 제대로 못하는 삼류 건달이다. 그는 '가오'라는 허세를 부리지만 실제 싸움 실력은 말발에 미치지 못한다.
세진은 처음에는 외모와 그의 거친 말투를 보며 동철을 무시한다. 그러다 비 내리던 어느 면접 보러 가는 날, 우산이 없어 길로 나서지 못하고 있을 때 동철은 비를 맞으며 뛰어가서 우산을 사다가 세진에게 건네준다. 세진은 첫인상과 다른 그의 행동을 보며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동철 역시 취업 때문에 힘들어하는 세진의 모습에서 삶의 어려움 같은 동질감을 느낀다.
이윽고 세진은 1차 합격을 하고 2차 면접만을 앞두고 있을 때 아버지가 서울에 나타나서 현실을 눈치채게 된다.
서울에서 계속 살면서 직장 생활을 하고 싶은 세진은 동철을 설득하여 함께 내려가서 아버지에게 애인이라 소개한다.
그러나 지나가던 행인과 시비가 붙은 동철은 아버지와 세진이 보는 앞에서 폭력을 휘둘러 세진의 계획을 다 망가뜨린다.
세진은 집에 붙잡혀 있는 신세가 되고 동철은 조직 내에서 궁지에 몰리게 된다.
세진의 2차 면접일에 동철은 세진에게 전화를 걸어 포기하지 말라고 재촉한다.
2. 감상평
“만 원만 줘 봐. 우산 사다 줄게”
“정말요?”
“속고만 살았나?”
그에 대한 이미지가 바뀐 결정적 사건은 그가 비를 맞으며 우산을 사다 준 일이었다. 그전까지 그에 대한 인상은 그리 좋지 못했다. 츄리닝 차림에 지저분한 콧수염, 말끝마다 붙는 쌍스러운 말들. 내가 깡패 같다고 하니까 깡패라고 답했던 그다.
그럼에도 나를 악하게 대하거나 차가운 느낌은 들지 않았다.
“저기요. 저녁 먹으러 갈래요?”
“안 되겠지?”
“돼요”
입사 지원서를 낸 한곳에서 나온 사람을 만났다. 자기가 신입 사원 채용시켜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러더니 다음날 나를 모텔 앞으로 데려간다. 나는 도망쳤다. 이런 황당한 일을 겪고 나니 갑자기 누군가에게 막 기대고 싶어졌다.
그래서 길에서 만난 그에게 그런 말이 튀어나왔다. 기껏해야 질리게 먹는 라면이었다. 용감하게 그의 방에 들어가 술을 마셨다. 그리고 나는 그날 밤에 허락했다.
“내가 가장 힘들 때 그 사람이 내 곁에 있었다”
“여기서 끝내는 거냐? 병X아. 그렇게 열심히 해 놓고 여기서 끝내는 거야? 면접 보기만 하면 붙을 수 있다면서?”
그를 애인으로 소개하고 결혼할 거라고 말해서 아버지를 속일 계획은 완전히 실패로 끝났다.
오히려 나는 시골집에 갇혔다. 그때 면접 당일, 그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는 늦었지만 허겁지겁 기차를 타고 달려서 면접장에 도착했다. 이미 시간이 지났지만 일단은 올라갔다.
그때 그는 면접장 안에서 난동을 부리다가 끌려나가는 중이었다. 내가 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 준 것이었다.
3. 출연진
김광식 감독은 2002년 <오아시스>에서 조감독을 지냈으며 2010년 <내 깡패 같은 애인>이 감독 데뷔작이다. 2014년 <찌라시:위험한 소문>, 2018년 <안시성>으로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동철 역의 박중훈보다 세진 역의 정유미를 보는 재미가 있었다.
영화배우, 탤런트인 정유미를 그 후 영화에서 자주 보지 못했지만 TV에서는 계속 볼 수 있었다. 2017년 <윤식당>, 2018년 <윤식당2>, 2021년 <윤스테이>, 2023년 <서진이네>등에서였다.
영화로는 2004년 <폴라로이드 작동법>이 데뷔작이다. 2016년 <부산행>에도 나오고 많은 출연을 했지만 2017년 <더 테이블>에서 봤던 기억이 난다. 2019년 <82년생 김지영>으로 2020년 대종상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까지 받았다.
개봉을 앞두고 있는 영화 <잠>에서 이선균 배우와 보일 연기가 기대된다.
옆집 여자, 옆집 세입자로 마주한 박중훈과 정유미의 실제 나이 차이는 17살이라고 한다. 박중훈이 그때 이미 40대 중반이었으며 지금은 50대 후반에 접어들었다. 안성기와 함께 우리나라 영화계를 누볐던 배우 중의 한 명이다.
1986년 <깜보>로 데뷔하였다.
CF, 노래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으며 TV에서는 2017년부터 이어진 <나쁜 녀석들:악의 도시>, 2018년부터 이어진 <국경 없는 포차>를 재미있게 봤다.
유명한 출연작들이 한둘이 아니다. 2011년 <체포왕> 이후 영화 출연은 뜸하고 2013년 <톱스타>를 제작, 감독하였다.
<황산벌>, <인정사정 볼 것 없다>, <깡패 수업>, <투캅스> 시리즈, <게임의 법칙>, <나의 사랑 나의 신부> 등이 기억에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