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감상평
부산에 일하러 간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엄마는 병상에서 혼자 죽어가고 있었다.
복역 중인 아버지를 면회 갔다. 초등학생 시절에 본 모습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하나도 없다. 단지 교도소에 갇혀 있을 뿐이다. 나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말을 쏟아냈다.
“아버지, 이제 아버지 안 할게요. 나도 자식 안 하고”
‘여기서 나오지 마세요. 실수라도 나오지 마세요. 아버지 만나면 엄마 맞은 만큼, 나 맞은 만큼 하루 동안 때려 줄 거예요.“
친구 만나 밥 먹으러 식당에 갔다가 거기서 일하는 엄마를 만났다. 긴 시간이 흘렀지만 알 수 있었다. 마침 숙식 해결할 곳이 없던 차에 나는 못 이기는 척 집으로 따라갔다. 거기서 진태를 만났다. 졸지에 서번트증후군이라는 장애가 있는 동생이 생겼다.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위해서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녀석이다.
따지고 보면 나도 겉은 멀쩡하지만 속으로 장애가 있는 놈이다. 캐나다로 떠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병실을 찾아 엄마에게도 울분을 내뱉었다.
”왜 나 안 데려갔어요? 평생 나 혼자 살았어요“
”캐나다 가서 여기 다신 안 돌아올 거예요“
”아니요, 아버지 엄마 둘 다 용서가 안 돼요“
진태의 갈라 콘서트 소식을 공항 TV에서 보고 난 출국을 포기했다. 그리고 병원으로 가서 엄마를 친구 화물차에 태우고 공연장으로 갔다. 나이 들어 처음으로 엄마의 손을 잡았다.
엄마는 진태의 피아노 공연을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보고 돌아가셨다. 이제 진태는 내가 돌본다. 신호등을 무시하고 횡단보도를 건너려고 해서 녀석을 멈춰 세우고 기다렸다가 손을 잡고 같이 건넜다.
2. 줄거리
영화 <그것만이 내 세상>은 2018년에 개봉한 한국 영화로, 최성현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 박정민, 윤여정 등이 출연하였다. 이 영화는 한때 동양 챔피언이었던 전직 복서 조하(이병헌)와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진태(박정민)의 이야기를 그린다.
조하는 어릴 때부터 복싱을 했고, 그 실력으로 WBC 동양 챔피언까지 올랐다. 하지만 경기 도중 심판 폭행 사건으로 인하여 복싱을 그만두고, 지금은 오갈 데 없는 신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조하는 17년 만에 헤어진 어머니 인숙(윤여정)을 만난다. 인숙은 조하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가는데 거기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는 동생, 진태가 있다. 조하는 어쩔 수 없이 동생 진태와 함께 살게 된다.
진태는 서번트증후군을 앓고 있다. 서번트증후군은 지능지수가 낮고 언어 발달이 지연되지만,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재능을 보이는 증후군이다. 진태는 피아노 연주에 천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지금은 수준급의 연주 실력을 가지고 있다.
진태는 성당에서 피아노 반주를 할 때도 핸드폰의 게임을 보면서 반주한다.
조하는 처음에는 진태를 귀찮게 여겼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진태의 순수함과 천재적인 재능에 감동하게 된다.
진태는 제대로 된 레슨 한 번 받아본 적 없이 핸드폰으로만 피아노를 독학했다.
조하는 엄마와의 갈등으로 집을 나와 걷다가 차량 사고를 당하는데 가해 차량 운전자가 유명했던 피아니스트 한가율이다. 진태가 핸드폰으로 주로 듣는 음악이 바로 한가율의 연주곡들이다.
<그것만이 내 세상>은 가족의 사랑과, 아픔을 회복하는 이야기이다.
3. 출연진
영화감독, 영화제작자인 최성현이 실제 감독한 영화는 <그것만이 내 세상>이 유일하다. 그 외 각본을 쓴 게 2014년 <역린>, 2018년 <협상>이 있다.
개인적으로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알게 된 계기가 바로 이 영화다. 그 이후 영화에서 그의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었다.
그는 영화 외에도 공연, 책,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얼마 전에는 2019년에 출간한 그의 산문집 <쓸 만한 인간>을 사기도 했다.
한 배우를 알게 되니 계속 그 배우를 따라다니게 된다. 2018년 <변산>, 2019년 <시동>, 2022년 <헤어질 결심> 그리고 최근에는 <밀수>에서 그의 연기를 재미있게 봤다.
윤여정 배우는 2021년 <미나리>를 통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받아 세계적으로도 유명해졌다.
많은 방송 활동을 하고 있다. 가장 인상 깊게 본 영화는 2016년 <죽여주는 여자>이다.
배우 이병헌은 유명한 작품이 너무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귀찮을 정도다. 요즘 <콘크리트 유토피아>라는 영화로 관심을 끌고 있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볼 생각이다.
기억에 남아 있는 그의 영화들은 1999년 <내 마음의 풍금>,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 2001년 <번지 점프를 하다>, 2002년 <중독>, 2005년<달콤한 인생>, 2006년 <그해 여름>, 2012년<광해, 왕이 된 남자>, 2015년 <내부자들>, 2017년 <싱글라이더>, 2017년 <남한산성>, 2020년 <남산의 부장들> 등이 있다.